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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비지니스] 달라진 경호실, 그늘로 들어간 경호실장

  • 작성일200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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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때 일화다. 모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박대통령은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현안이 골치 아팠는지 담배 개비를 만지작거리며 편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를 본 보고장관이 다가가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과공(過恭)이었을까. 갑자기 누른 가스라이터 불꽃은 강하게 올랐고 담뱃불을 붙이려던 박대통령은 움찔 놀라 고개를 뒤로 젖혔다.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예정된 보고회가 끝나자 회의실에 있던 차지철 경호실장이 해당 장관을 옆방으로 따로 부르더니 대뜸 뺨을 한대 갈긴 것이다. ’조심성 없이 감히 각하를 놀라게 하다니...‘ 그런 태도였다. 이 장관은 분노를 삭이지 못했지만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 시간이 흐른 뒤 그는 박대통령과 독대 기회를 가졌다. 작정하고 ‘라이터 봉변’건을 꺼냈다. 물끄러미 듣던 박대통령은 ‘임자, 나한테 맞은 셈치고 잊어버리시오“라고 했다고 한다. 권위주의 시절 이런 에피소드는 한둘이 아니다. 그 무렵 차실장은 경복궁 뒤편을 점거하고 매주 국기 하강식을 한다며 걸핏하면 장관, 국회의원 등 정치인, 군 장성들까지 불러 모았다. 그러나 군 출신 시대가 끝나고 직업정치인 두 사람을 거쳐 법률가 대통령 시대로 들어서면서 경호실도 크게 변했다. 청와대 주변을 아예 차단, 일반인의 통행 자체가 금지됐던 긴 시기를 지나 김영삼 정권 들어 일반인들의 통행이 허용됐고, 김대중 정권 이후 차량까지는 통행에 지장이 없었다. 현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로 차를 몰고 와 돌진하고 비서실 출입문 바로 앞에서 분신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시대가 변하면서 대통령 경호의 개념도 변하고 위상도 달라졌다. 현 김세옥 실장은 지난 63년 경호실법이 만들어진 이래 첫 경찰출신 경호실장이다. 차관급으로 직급도 낮은 편인데다 앞에서 나서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별다른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노대통령은 취임 후 첫 개각때 신인사제도라며 시스템에 의한 인재발굴 방식을 역점적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첫 차관급 인사 때 유일하게 김실장에 대해서만은 “내 신변을 지키는 사람이니 내가 직접 정한다”며 직접 인선했다. 이후 경호실 차장도 경호실 공채출신으로 내부에서 승진했다. 노대통령과 김실장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인연이 흥미롭다. 노대통령이 지난 98년 지역구 출마로 종로정치인이 됐는데 이후 ‘지역 내 유지’인 김실장과 평창동 모 호텔의 사우나를 함께 쓰곤 했던 ‘사우나 교제 그룹’이었다. 완전히 벗고 사귄 지인끼리 대통령과 경호책임자로 변한 것이다. 노대통령은 취임 초반기 잇단 구설수로 심적 어려움이 적지 않았는데 김실장 휘하의 경호실이 선보인 각종 경호기법과 고난도 무술시범을 본 뒤 “오늘 대통령 된 보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화된 사회에 맞게 문민경호가 필요하다보니 경호실 고민도 크다. 지난해 10월의 일요일, 노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종로 한일관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진 적이 있다. 이날 비서진은 ‘대통령이 휴일 고궁 나들이객과 편하게 담소를 나눈다’는 주제로 대국민 홍보기획을 했다. 여야 정치권과 정쟁, 대통령 측근들의 검찰수사, 언론과 과도한 긴장관계들에서 벗어나 여유를 갖는 대통령의 모습을 휴일 저녁 텔레비전 뉴스의 화면을 타게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비서실의 의욕으로 경호실에는 비상이 걸렸다. 광화문에서부터 근정전, 향원정을 거치는 코스였는데 중간 중간 마주친 시민들이 인사 수준만이 아니라 단체로 나들이 나온 여학생들이 대통령에게 사인공세와 함께 사진 찍기까지 요청했다. 카메라폰과 같은 전자제품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경호팀은 노대통령이 관람객에 둘러싸인 채 연거푸 사진이 찍히자 돌발사태라도 빚어질까 봐 식은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경호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자 경호실과 사진·카메라 기자들과 승강이도 이따금씩 벌어지곤 했다. 카메라 기자들은 좋은 장면을 위해 위치선정에 적극적인데 경호실의 전략 포인트와 서로 부딪힐 때도 있다. 이 때문에 근래 안연길 춘추관장이 경호실과 관계 개선에 나서며 이런 대립을 중재한 적도 있다. 반면에 비서실은 대전 야구장에서 심판으로 위장한 경호요원, 대통령이 지나는 시장통에 노점상인으로 변장한 경호원 등 구체적인 경호기법까지 시시콜콜하게 소개해 ‘경솔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노대통령은 취임 초기 자동차 이동시 서울시내의 교통신호를 일부러 조작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근래에는 경찰이 신호를 돕는다. 정지 때가 더 위험하다는 경호전문가들의 고언 때문이다. 출처 : 주간지 “한경 비즈니스 (2004. 8. 1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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