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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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통' 안종하 전 차장에게 듣는 경호처 사랑법

안종하 전 차장은 2008년 1월 17일 아침을 잊을 수가 없다. 대통령경호처가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가 공식 출범 채비를 서두르고 있던 당시, 국내 유력 일간지에 대문짝만하게 정부조직개편안 기사가 게재된 것.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는 국정 기조에 따른 일부 부처의 통폐합이 주요 내용이었고 대통령경호실을 대통령실 소속 기관으로 변경하고 정부조직법에서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안 전 차장은 “그날 아침 일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소식을 접하고 사표를 쓸 각오로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로 달려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부조직법 심의를 총괄하는 인수위원을 만난 그는 “경호실의 임무 특성을 감안해 정부조직법에 흔적만이라도 남겨 달라”고 간청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안 전 차장의 고군분투는 ‘대통령실에 경호를 위해 경호처를 둔다’라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명시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안 전 차장의 활약은 10년 넘게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등 ‘기획통’으로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됐다. “국회 업무만 12년을 했으니 3선 의원 아니냐”며 웃는 그는 “대국회 활동을 준비할 때는 기획실 직원뿐만 아니라 경호처 모든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단계별로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체계화해서 대응했다”고 말했다.
”세계적 명품 경호 기대"
안 전 차장은 직원들의 처우 개선과 복지 향상 등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직원들이 특정직화되면서 조직문화 형성의 필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운을 뗀 그는 “국정원과 비교를 했더니 조직문화나 복지 수준 등에서 우리가 너무 열악했다. 일단 직원들 사기부터 올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복지기금 신설 △휴양소 신설 등을 추진했다.
이 같은 경호처와 직원들을 위한 ‘전심’이 인정받은 것일까. 안 전 차장은 경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현장 경험이 전무함에도 차장직까지 올랐다. 그는 “사실 차장 임명 1년 전에 (처장께서)말씀하셨는데 고사했다”며 “능력도 그렇지만 선배들이 있는데 제가 하는 건 인사 운영상으로도 맞지 않아서 고사했다. 현장 요원도 아니고,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미안한 생각도 있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자신의 입신양명보다 조직과 직원들이 우선이었던 안 전 차장은 더욱 발전하는 경호처가 되기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호는 결코 물리력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라며 “명품 경호는 지덕체(知德體)가 다 이루어져 완성하듯이 이제는 IT 과학경호가 접목되어야 한다. IT 기술과 공무원 조직 중에서도 하이클래스인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 우리 경호관들을 융합시키면 대통령과 국민에게 명품 경호, 세계 최고의 경호 전문 기관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